이러한 와중에 형사사법분야에서는 형사소송의 절차를 포함한 사법개혁으로 건국이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법개혁의 기본적인 테마는 두 가지 법률로 요약되고 있다. 형사소송법의 개정과 '법학전문 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제정이 그것이다.

  첫째, 2007.4.30.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가히 형사소송절차의 혁명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주요골자는 형사절차에 있어서 피고인 및 피의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인신구속제도 및 방어권보장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공판중심주의적 법정심리절차를 도입하며, 재정신청의 대상을 전면 확대하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하여 형사재판기록의 공개범위를 넓히는 등 현행 형사소송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함으로써 인권보장과 국가형벌권 행사의 적정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둘째, 국민적 법률서비스 향상을 위해 법조인 양성을 위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2007.7.3. 국회본회의를 통과하여 2009년부터 법조인 양성이 사법시험에서 본격적인 영미식의 로스쿨 체제로 큰 들이 변하게 되었다.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공자에게 전문적인 법률이론 및 실무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법학전문 대학원제도를 도입 함으로써 전문가에 의한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사법개혁의 장에서 경찰은 사법개혁의 추닌작업과 무관한 것처럼 철저하게 소외되어 왔다. 경찰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민주적 형사사법개혁의 주요 목적인 국민의 인권보장과는 무관한 것인가? 이제 수사권조정 문제는 물 건너 간 것인가?

  형사소송법의 개정작업만 보더라도 수사기능이 핵심업무로 되어있는 경찰의 의견이 사개추위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에서 법조문상 수사지휘권 부분이 전혀 손질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해 준다. 검찰에 의한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부분은 건국이후부터 지금까지 요지부동이다.

  권위주의 시대에서 벗어난 자유민주국가 체제에서 수사권의 검찰독점이라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대륙법계인 유럽의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를 고집하는가? 2차대전 종전후 대률법계인 일본에서 경•검 수사권의 상호협조관계로의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검수사권 조정문제의 핵심문제는 현재 검찰의 독점적 수사권은 누구에게도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최소한 수사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수사의 대상이 되거나 일정한 수사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검찰의 수사지휘권의 내용이 국민의 인권옹호라는 검찰의 주장이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수사제도 민주화의 본질적인 문제가 왜 순리대로 고쳐지지 않을까?

  그것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일반국민과 대표자인 국회는 그렇게 심각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수사권이라는 권한조정문제는 일반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경찰조직에서 한화사건 같은 도덕적 치부가 나타나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채로 추진하는 수사권 조정 움직임은 추진과정에서 계급별 출신별 등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때 국민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범법자에게 강한 공권력으로 경찰의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논의의 기회는 다시 오게 마련이다.

  이번 한화사건으로 인한 수사권 논의 문제의 실기(失機)는 경찰 조직에 대한 국민신뢰도에 큰 흠집을 남겼다는 점에서 경찰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수사제도의 민주화는 민주정부의 권력편성 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핵심원리 안에서 해결되워야 할 문제이다. 영국의 정치학자 액튼 경은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만고불변의 경구를 남겼다. 이제 한 수사기관에서 수사권과 공소권을 독점하여 전횡하는 폐단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경찰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국민적 시각에서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경찰이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한국경찰이 미래 선진국형 경찰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이 과제에 스스로에게 답을 해야 한다.

  경찰조직이 '청렴하고도 강한 공권력'으로 국민에게 인식된다면 언젠가 경찰의 수사권은 반드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모든 국민이 경찰의 새로운 변화와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