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논의의 취지는 현행 검사의 독점적 수사구조를 ‘견제와 균형, 분권과 자율’에 입각한 민주·분권적 수사구조로 개선하고 경찰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으로 수사권을 행사함으로써, 지금까지 수사과정상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던 불필요한 수사절차를 줄여나가고 수사의 적법성을 확보하여 국민의 인권보호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형사소송법 제195조와 제196조의 개정 여부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수사권조정 문제가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경찰은 위 조문들을 개정하여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여 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함이었고, 검찰은 경찰수사에 대해 법률전문가인 검사에 의한 최소한의 사법적 검증장치를 제거하면 인권침해, 편파수사 등 국민들이 수사에 관한 억울한 호소를 할 수 있는 길이 막히기 때문에 반대하여 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까지 검찰은 기소권뿐만 아니라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모두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 대규모 직접수사인력을 보유하여 수사권의 자의적 남용․은폐의 우려가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경찰이 수사를 잘못하더라도 경찰과 검찰이 지휘와 복종으로 연결되어 있는 결과 사전에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 것이었기 때문에 수사의 결과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태가 발생하였지만, 경찰이 자신의 책임에 따라 수사하고 검찰은 경찰의 모든 수사결과를 엄격히 검토․통제한다면 경찰의 수사는 더욱 공정하고 투명해질 것이며 수사에서의 성역은 사라지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경찰의 실제적인 역할에 걸맞게 수사권을 독립시켜 현실과 법의 괴리를 제거하고, 국민의 편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수사권 구조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경찰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96조 및 검찰청법 제53조를 개정하여 경찰수사의 일반적 근거조항을 마련함으로써 경찰의 수사주체성을 확보하고, 검찰과 경찰간의 명령·복종관계를 상호 협력관계로 개선하여야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경·검이 모두 수사주체이자 수사의무를 지게 될 경우, 양자간 수사권 경합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정규정을 신설하여야 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모든 형사사건에 대해 경찰이 1차적인 수사권을 갖고, 검찰은 2차적-보충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인권침해 시비가 있는 경우, 또는 공소제기를 위해 미진한 부분 등이 있는 경우에는 검찰이 2차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또한 검사가 경찰의 수사기록을 송치받아 공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찰수사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며,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이 인정될 경우, 사건송치여부 결정권은 원칙적으로 경찰이 갖게 됨에 따라 부실수사 및 은폐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통제장치로 일본의 경우와 같이 경찰의 사건송치 의무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확보로 인한 경찰권력의 비대화 및 권한남용의 가능성을 막고, 수사권조정이 사법정의의 실현과 인권보장에 기여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경찰개혁방안도 필요한데, 먼저, 경찰수사의 공정성·전문성 확보와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경찰 내 감찰·징계위원회에 외부인사영입으로 감찰의 강화 및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수사행정을 엄정하게 관리하고, 더욱 많은 수사간부의 양성과 사법경찰관 주도의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담보하기 위해 수사경찰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교육시스템의 도입이 절실하다.

  민주사회에서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하며, 경찰이 책임감 있게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경찰수사권조정문제는 자율과 분권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와 국민편익을 고려해서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인데, 그 기본방향은 무엇보다도 민생치안범죄에 대한 경찰수사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경찰수사의 독자성확대에 따른 국민의 인권침해방지 및 경찰수사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수사지휘를 통한 사법적 통제장치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사권조정문제는 단순히 권력분립이나 경·검 양 기관의 권한분배문제의 차원으로 이해하지 말고 국민의 기본권에 직결되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정치권은 물론 학계, 시민사회, 그리고 국민 개개인 모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