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문제 언제 해결될 것인가?
김 연 수(전 총경, 搜友會 총무)
얼마전에 서울외곽에 사는 처제한테서 전화가 왔다. 야간에 일을 마치고 홀로 집에 오는 길에 느닷없이 노상강도를 만나 돈을 안 내놓으면 죽인다고 목을 죄고 팔이 부러져라 뒤로 잡아 비트는 바람에 약간의 상처를 입고 목숨만 살려 달라고 애걸하며 현금을 빼앗겼지만 뒤 늦게 퇴근하던 동료들이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와 도망가던 강도는 잡았지만 그 후에 난감한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강도범이 아주 착실한 서울 시내 모 대학교 우주항공학과 대학원 생인데 벌을 안받게 할 수는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나이는 50대 들어섰지만 아직 애띠고 40대도 채 안 보는 얼짱 몸짱이 밤에 나 다니까 그렇지 다친데가 없다고 내색을 하지 말고 피해금품도 회수되었으니 용서해 달라고 애원해 보라고 했더니 언니네 생각이나 본인의 생각이 똑 같다며 좋아했다.
이 분야에서 꼬박 35년간 종사하다가 퇴직 후 시골 조그마한 대학에서 수년째 "방범론"과 "민간경비론" 강의를 계속하는 나로서는 누구 하나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해 주는 사회는 아니지만 범죄현장 경험과 아직까지도 형사정책이론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범죄예방론의 세계추세와 우리 나라 현실을 보면서 "남의 나라 이론이나 정책은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더라" 라고 전달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뻔히 보이는 가면을 벗고 과감히 새로운 정책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고 특정계층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담을 계속 더 높이 쌓고 있는 현실속에서 이 범인 처리에 대한 개연성과 앞으로 전개되어야 할 희망 사회와 그 좌표를 나름대로 탄식과 함께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 犯法者 處理 씨나리오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에서는 즉시 주거지 주민을 상대로 평소에 학생의 소행을 알아보고 초·중고, 대학에 까지 학적부등 확인해 보았으나 약간 내성적이기는 해도 내내 모범우등생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날 도서관에서 밥 먹는 것조차 잊고 책을 보다가 밤 늦게 전철표 한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여인을 보고 저녁 좀 사 달라고 쫓아 갔으나 아직 젊고 갸날프게 보여 순간적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일이 벌어졌는데 아마도 마귀에 홀린 것 같다는 것이 본인의 후회였다.
형법 제337조 강도상해.치상죄에 해당되는 이 범죄행위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되므로 의당 경찰에서는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검찰에 청구하고 검찰도 본인이 범행시인하고 증인과 증거품 등이 확실하고 현행범이므로 법원도 실질심사 제도를 활용하겠지만 영장이 발부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하게 되는 것이 통상적인 순리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어머니입장에서 보면 맑은 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기분, 지금까지 고생 고생하면서 아들 하나 잘 키워 보겠다는 일념으로 전 인생을 건 노력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은 처절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구만리 같은 내 자식이 강도를 하다가 붙잡혔다는데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잘못했으니 응분의 벌을 달게 받고 평생을 전과자 낙인이 찍힌 채 살게 내버려 둘 부모는 이 세상 천지에 더 더욱 없을 것이다. 당장 길거리로 나 앉는 한이 있더라도 변호사를 찾아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 없으니 죽어가는 내 자식좀 살려 달라고 매달릴 것이다. 전세금을 빼 달려가는 가련한 어머니 상이 떠올랐다.
○ 21世紀 狀況的 犯罪豫防理論
18세기 범죄 고전학파는 형벌을 자유의사를 가진 인간의 반도덕적 행위 결과에 대한 응보라 하고 형벌의 목적은 위하(危嚇)를 통한 범죄억제라고 주장했고,
19세기 실증주의 범죄학자들은 자유의사를 부정하고 행위자가 가지고 있는 내.외재적 범인성 요인에 의해 범죄를 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고 행위자를 위주로 처벌대신 신체적 정신적 결함을 치료하고 재사회화 교육(갱생)을 통해 범인성 요인을 교정하여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 사회학자들은 산업화 도시화 되면서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특정지역에 특정범죄가 빈발하는 현상을 보고 종전의 위하에 의한 범죄억지나 치료 갱생의 방법에 의한 범죄예방 효과에 의문을 던지고 특정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현상과 범죄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접근하게 되었다. 범죄를 생태학적으로 연구하고 사회적 구조나 사회화 과정 또는 갈등에서 범죄 원인을 찾아 사회발전을 통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병리현상을 제거하여야만 범죄를 감소 예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20세기 말 1980년대 이후 범죄는 점점 재범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흉포화, 조직화, 전문화, 직업화, 스피드화하고 대담해지고 잔인해 가기만 했다. 이에 범죄사회학자들이 종전의 범죄원인에 대한 견해를 재검하고 공리적 인간을 전제로 생활양식이론 또는 일상활동이론, 피해자학 등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인간은 누구든지 상황에 따라 범죄대상이 있고 범죄기회만 있으면 범행을 할 수 있다는 상황범죄예방이론을 내 놓았다. 이들은 사회발전은 정치 경제 문화 등 국가 전 기능과 상호 연관이 있고 물적, 재정적 한계 때문에 과연 가능한가 하는 것과 범죄인의 생리적 특성의 치료나 교화로는 범죄를 통제할 수 없다고 보고 범죄라는 것은 일단 발생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범인 검거의 어려움, 검거된 범인을 사법절차에 따라 처리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등을 고려하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범죄기회를 제거하여야 한다며 자유형도 구금에 의한 무력화 수단으로 보고 최근에 와서는 구금에 의하지 않는 무력화 방안을 적극모색하고 있다. 상황이론에서는 범죄예방이 형사정책의 핵심이고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합리적 인간이 선택한 범죄행위를 물리적으로 억제하여야 한다고 하여 신고전주의 이론이라도 한다.
○ 起訴獨占主義와 Diversion計劃
외국의 경우 기소 독점주의가 인정되는 나라도 있지만 사인 소추주의도 있고 미국의 경우 많은 주에서 소년범에 대하여는 90년대부터 경찰에서 조사하여 필요적 구속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자에 대하여는 사법절차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 범죄예방단체가 전개하는 물리적 환경개선을 통하여 더 나쁜 범죄에 빠져 들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최근에는 성인범죄도 격정범 현장 즉흥범죄 단순범죄 등에 대하여는 역시 Diversion 계획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금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소년범에 Diversion제도를 실험운영 한다고 했는데 검찰과 어떤 절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 나리에서는 아무리 좋은 Diversion계획이라 하더라도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라는 제도적 걸림돌 때문에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법무부는 향후 4낸 동안에 격증하는 범죄인 교화 및 시설관리요원 등 교정직 공무원을 무려 8.000명이나 증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흉악범, 악질범, 중범죄, 누범자를 제한 단순범죄, 과실범, 피해자 유발범죄, 격정범 등 다수의 피의자는 현행 형사소송제도를 개혁하여 Diversion계획을 본격 실시한다면 경찰의 송치, 검사의 재수사, 공소제기, 장기간에 걸친 사법심사절차 등을 겪지 않고 신속하게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지금과 같은 일생을 낙인이 찍혀 범죄인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숙명적 범죄자도 줄고 범죄인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인권운운 시비의 여지도 줄고 구미 문명사회와 같이 범죄자가 많다는 부정적 시각도 사라질 것이다.
○ 이제는 犯罪搜査도 警察이 獨自 責任 遂行할 時代
우리 나라도 이제는 세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끄러울 것 없는 국가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범죄수사에 대한 검찰수사지휘권만은 유례없는 경직성이 유지되고 형사법 제정당시인 1950년도 전반 보다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 수사에 관한 한 온전한 의사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경찰이 거의 자체적으로 범죄수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는 수사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수사지휘라는 통제를 벗어나면 무조건 인권이 마구 짖 밟힌다는 고정관념이 사회저변에 깔려 있다. 이것은 한국사회가 그 동안 많지 않은 법조계층에 의해 주도돼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찰의 권한 강화는 국민의 기본권보호와 반비례하고 경찰에 대한 통제강화는 기본권 보호와 정비례라는 것은 등식이 아니다. 경찰권의 정당한 행사가 보호되어야 법질서가 서고 법질서가 서야 사회질서가 확립된다. 그래야만 범죄가 잠잠해 진다. 아무 죄없는 경찰관서에 일반시민이 포크레인을 가지고 와서 아무 죄의식없이 공공연히 부수는 현상은 사회가 해체되어 규범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독자 수사권이 있다면 과연 그런 해괴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수사 자주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법질서가 매우 확립된 미국 경찰에서는 20세기 말 한국경찰의 예방경찰활동을 벤치마킹하여 현재 각광받는 "Community Policing"으로 제도화 하고 있다.
18세기 죄형법정주의가 형사정책에 새 지평을 연 것과 맞먹을 만한 디바이젼제도를 받아들여야 할 시점에 아직까지 낡은 시대의 유물인 수사지휘권 장벽을 그대로 놓아두고 독자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現行 保護觀察 制度와 檢察의 搜査指揮權은 函數關係
경찰권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 통치권에 의거하여 국민에게 명령 강제하는 권능이다. 경찰관집무집행법에 경찰의 임무로서 범죄의 예방과 진압 및 수사, 그리고 치안정보의 수집이 명시되어있고 범죄의 예방과 치안정보수집을 위해서는 국민의 기본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개인 명예에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감시적 기능이 행해져야 가능하다.
20세기 말기 세계의 형사정책 방향이 범죄예방에 최우선으로 치닫고 있을 지음 우리 나라는 1996년도부터 보호관찰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런데 범죄인의 범인성 특성을 치료하고 교화하던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의 보호관찰은 무력화에 의한 범죄기회 제거의 의미를 갖는 것이지 개인을 교화해서 재 사회화한다는 것은 이미 실효성이 없다고 폐기해 가고 있는 제도이다. 날이 갈수록 재범 3범 4범 등 누범률이 늘어 가고만 있다는 것이 이를 실증하는 자료이다.
격식에 따른 사회규범의 내면화 교육도 있어야 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억지효과에 중점을 두고 기간 중 또는 그 이후라도 상당기간 범죄자가 진심으로 자성하고 긍정적 가치규범을 내재화 하는지를 관찰 감시하여야 하는 것이다. 주소지와 활동거점의 관할 경찰서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평소 경찰활동을 통하여 계속 감시하게 되면 나의 감시자가 보호관찰관 단 한 사람이 아니고 전국의 어디에나 서있는 경찰관이라는 관념을 잊지 않게 되므로서 진정한 억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범죄예방이라면 당연히 경찰이 하여야 할 임무가 아닌가 말이다.
극히 일부 극소수 특정 범죄인에 대한 전세기의 제도인데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범죄예방활동의 전부(규칙 10조)인 양 해당기능을 확대하고 전체 범죄예방을 기본으로 하는 경찰조직보다 직급을 훨씬 높이고 하는 것 등은 수사지휘권과 바로 함수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搜査指揮權이 特定階層의 旣得權 保護障壁이 될 수없다
수사권 조정문제로 작년 한해동안 검찰과 경찰이 자기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며 종국에 가서는 밥그릇 싸움 권한쟁의 라는 비난까지 나오다가 소강상태로 돌아가 휴화산이 되었다.
수사권 조정문제는 기득권의 방어나 새로운 권한의 쟁취문제가 되어서는 안되고 순수한 사회문제 차원에서 해결되어져야 한다.
1인당 년 소득 2억 5천만이하의 변호사는 변호사회에 가입한다고 한다. 7.200명의 변호사 억대 소득을 위해 국민이 지불하여야 하는 년간 비용은 암수비용을 포함하여 수조대에 이를 것이다.
이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계속 고집할 성질이 아니다. 국민이 부담하는 이 막대한 사회비용을 줄이고 범법자 처우를 위해 소요되는 사법 비용도 줄이면서 효과적인 범죄기회 제거 활동에 전 경찰력을 집중시킨다면 사회비용 지출 요인이 없어져 소득은 상대적으로 늘고 국민의 박탈감과 불안과 공포심은 해소되고 특히 피해가 없는 단순범죄 기타 재범의 우려 없는 범죄자등은 장기 사법절차를 겪는 동안 받는 불안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이것이 진정 소망스런 사회가 아닌가 한다..
○ 制度改革과 앞으로 警察의 課題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예상하고 80년대 신 군부에 의거 정부창출 당시 헌법을 개정하면서 사회 각계의 의견수렴 없이 현직 검찰 중심으로 헌법을 개정 하므로써 검찰의 경찰노예화 제도 영구화를 고착 시켰고, 90년대 보호관찰제도 도입 형법 개정시 법조 기득권 수호를 위해 한츧 더 견고한 장벽을 쌓았다.
경찰은 앞으로 자율 범죄수사권 행사의 시대를 눈앞에 놓고 하루빨리 대응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음 두 가지는 수사권 조정의 선행조건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최소한 분리 불가한 같은 맥락이다.
가. 警察官職給의 上向 調整: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국민은 자신이 최하 7급 평균 6급의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공무원 최 말단 직급과 같은 경찰관(순경)으로부터 인권의 재단을 받기를 거부한다. 9급의 경찰관으로부터 법집행을 당하면 보호를 받는다는 안도가 아니라 갈등을 느낄 뿐이다. 보조기관이 아니고 현장에서 즉석 판단 집행하는 공무원의 직급을 9급으로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기본권 침해 위험성이 높고 업무의 고난도, 공소제기 수준의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사회문화 등을 고려하여 조장행정기관과의 형평과 관계없이 경찰관의 직급을 다음과 같이 조정하여야 한다. "왜 한번 받은 조사를 검사로부터 다시 받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87.4%가 "기왕이면 높은 사람에게 받고 싶어서"라는 답이 국민은 바로 그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로부터 법집행을 받으면 7급인 자기가 9급으로 하락된 기분이 들고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으면 처벌을 받아도 3급 수준으로 격상된 느낌이 드는 것이 한국인의 정서다. 경찰관의 활동은 국가활동이고 국가는 국민을 편하게 해야지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되지 않은가?
- 검찰과 대비 최하위 계급 7~6급으로 (검찰관 최하급 3급), 청장: 장관급(군대장, 검찰총장)으로 격상 그러면 경찰서마다 사시출신 보호관찰 심의관을 두는데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나. 報酬體系 再調整 및 退職后 生活安全網 講究
- 경찰 상위직에 대한 공안직 보수혜택 부여와 전 경찰관 퇴직 후 대비 경찰공제 제도 확충
- 경사급 군 준위계급 상응 4급까지 직급 인상으로 시행 유보중인 경위급 자동승진 문제 해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