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편익 위해 警察搜査權 반드시 필요. 김 충 남 ( 경찰학 박사, 관동대학교 법정대 학장 )
국민편익 위해 警察搜査權 반드시 필요
김 충 남 ( 경찰학 박사, 관동대학교 법정대 학장 )
최근 검찰과 경찰간의 첨예한 이슈는 아무래도 수사권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경찰 수사권 독립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99년 사법개혁논의에서 핵심사안으로 제기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양자간의 갈등으로 비화되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일반국민들에겐 상호 힘겨루기 현상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도 역시 뚜렷한 해결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행정기관간 기능분담은 단일의 기준에 의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부처의 경우 업무처리의 효율성이 기준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부처의 경우에는 민주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행정서비스 제공이 주요한 임무인 부처의 경우에는 업무처리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관장기능의 범위결정에 주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국민의 일상생활을 규제하는 강제력을 보유한 부처의 경우에는 업무처리의 효율성 못지않게 강제력 행사의 민주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분장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편익일 것이다. 정부의 존립 자체가 특정의 공공서비스를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함이고, 따라서 보다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생산 및 공급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러한 국민편익의 증진은 모든 정부 부처가 특정의 기능을 관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유일의 기준이 될 것이다.
검찰과 경찰간의 수사권 문제도 양 기관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논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편익증진이라는 기준이 간과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검찰 또는 경찰이 주장하는 어떠한 논리도 국민편익의 증진이라는 잣대에서 비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의 문제를 판단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수사에 대한 검찰의 독점체제를 지양한다는 것에서 그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 수사업무가 본래적으로 법의 강제적 집행을 그 특성으로 하는 바, 잘못하면 인권의 심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여과장치가 부재하는 수사권의 독점행사는 자칫 잘못된 권한행사를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비하여 특정사안에 대한 경찰의 1차 수사와 검찰의 보완수사 절차를 두게 되면, 그러한 오류를 방지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편익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음으로, 실제 수사업무의 대부분을 경찰이 맡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사업무를 현실적으로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그 기능수행에 경찰이 적합하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수사를 경험한 다수의 국민들이 수사업무의 관장부처가 경찰이라는 인식을 높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와 명분이 상이하게 규정되는 것은 해당 서비스의 실제 수혜자인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뿐더러 기능수행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개연성도 없지 않다. 한편, 경찰 수사권의 독립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만일 경찰이 수사권을 전담하게 될 경우 국민의 인권을 현저히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는 가이다. 이는 아마도 인력의 역량측면에서 검찰에 비하여 경찰이 취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제기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인력의 역량측면에서도 경찰의 수사권 전담이 국민의 인권침해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합격자, 경찰대학, 일반대학의 법학과 및 경찰행정학과 졸업생, 간부후보생 등 고급인력의 충원을 끊임없이 확대하여 왔고, 향후에도 사법연수원 수료자 및 법학 전공자를 수사요원으로 특별 채용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더욱이 현재의 인력만으로도 실제적으로 경찰에 부여된 수사권을 무리 없이 행사하여 왔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국민인권의 보호라는 잣대를 적용할 경우에도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특별히 무리한 주장으로 간주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특정의 기능을 특정의 부처에게 분담시키는 결정이 매우 합리적 기준에 의하여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고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원만히 조정되어야 하고, 또한 사회적 무리가 수반되지 않아야 한다. 즉, 객관적 합리성만이 특정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사권 독립의 문제도 국민편익을 전제로 하여 검찰과 경찰간 합리적 조정을 통한 원만한 처리에 의해 진행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