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동아일보 뉴스플러스 기자

경찰 수사권 독립 요구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대단하다. 검찰이 박희원(朴喜元) 경찰청 정보국장을 구속했을 때 언론은 이를 경찰의 수사권 독립 요구를 잠재우기 위한 검찰의 경고로 해석했다.

반면 김태정(金泰政) 당시 법무부 장관의 부인 연정희씨가 의상실 라스포사로부터 밍크 코트를 받은 사실이 불거졌을 때는 경찰이 고의로 정보를 흘렸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검찰보다 ‘낮은’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기자는 한 상가(喪家)에서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을 목격했다. 경찰의 경무관과 치안감은, 군대에 비유하면 준장·소장에 해당하는 아주 높은 계급이다. 상가에는 경무관 치안감 계급의 경찰 간부들이 먼저 문상을 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잠시 후 부장검사와 평검사들이 문상을 왔다.

검사들이 빈소를 거쳐 방으로 들어오자, 경찰 간부들이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장검사가 이들을 알아보고 “○○○ 치안감님 편히 앉아 계십시오”라고 붙잡았으나, “아닙니다. 저희들은 오래 있었습니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40대인 부장검사가 들어왔는데 50대인 경무관 치안감들이 어려워서 자리를 피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 광경이었다.

적잖은 국민들은 경찰 수사권 독립이 화제가 될 때마다 “경찰의 자질이 떨어져서 …”라고 말한다. 생략된 뒷말은 틀림없이 ‘똑똑한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혹시 ‘똑똑한’ 검찰이 ‘자질이 떨어진’ 경찰을 영원히 지휘하기 위해 퍼뜨린 고도의 심리전은 아닌가 한번쯤은 의심해볼 필요도 있는 것이다.

‘자질이 떨어지는’ 경찰은 뭐가 잘났다고 수사권 독립을 외치는 것일까. 반대로 ‘똑똑한’ 검찰은 무엇이 두려워 결사적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막으려는 것일까.

경찰 수사권 독립 논란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가 형벌권’이라는 아주 거창한 주제부터 다뤄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칙이 통했던 고대에는, 형벌권이 피해자에게 있었을 것이다. 이 시기 내 아버지를 죽인 자는 내가 처벌(복수)했다.

이렇게 되면 내가 죽인 자의 아들이 나를 죽이고, 또 내 아들은 나를 죽인 자를 죽이는 ‘끝없는 복수’가 이어진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국가(또는 왕)가 범죄자를 처벌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국가 형벌권이다. 국가 형벌권은 크게 수사·소추·재판·집행 절차로 구성된다. 이 4개 절차는 오랫동안 왕이나 왕을 대리한 사람이 독점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어사 박문수’와 수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대만의 TV 사극 ‘판관 포청천’이다. 어사 박문수와 판관 포청천은 억울한 백성이 있으면 백성을 괴롭힌 자를 찾아내고(수사), 검거한 범인에게 “너는 이러이러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죄목을 일러준 후(소추), 그 죄에 해당하는 벌을 내리고(재판), 그 벌을 집행(집행)하는 것이다.

박문수 어사나 포청천 판관 같은 ‘정의로운 인물’이 국가 형벌권을 쥐고 있을 때는 시비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광해군이나 연산군처럼 감정에 휘둘리고 사리사욕에 젖은 인물이 국가 형벌권을 쥐고 있으면 반드시 ‘사단’이 터졌다. 특히 시비는 ‘같은 죄를 저질렀는데 미운 놈은 사형에 처하고, 이쁜 놈은 아예 처벌도 하지 않을 때’ 커지는 법이다. 이러한 차별은 대개 재판 결과로부터 비롯되므로, 재판의 공정성에 초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근대 서양세계는 재판권을 왕에게서 떼어내 독립된 사법부에 맡겼다. 이 사법부가 훗날 입법부(국회), 행정부와 더불어 국가 권력을 분점케 됨으로써, ‘3권 분립’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재판을 맡은 법관의 독립은 매우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한국도 헌법 제103조에 ‘법관은 …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한다’는 ‘법관의 독립’ 조항을 설치했다. 또 제106조에는 ‘법관의 신분보장’ 조항을 설치함으로써 법관이 주위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수사와 소추·집행권이라는 또 다른 3권은 여전히 왕(또는 행정부)의 전유물이었다. 이 3개 절차 중에서도 국민의 눈에 특히 ‘권력’으로 비친 것은, 강제력을 동원해 범인을 잡아들이는 ‘수사권’과 그 범인에게 죄를 주는 ‘소추권’이었다. 하지만 수사권과 소추권은 일반 행정권과 아주 밀접한 것이기에, 재판권처럼 행정부에서 떼어낼 수 없었다.

그런데 인권(人權)에 대한 국민 의식이 높아지면서, 수사와 소추권을 잘못 사용하면 국민 인권이 침해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3권 분립’처럼 수사권과 소추권을 행정부 내 별도 기관에 나눠줘 서로 견제케 하는 제도가 생겨났다. 이러한 제도를 채택한 대표적인 나라가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과 영국이다. 두 나라에서는 수사는 경찰, 소추는 검찰이 전담케 했다.

하지만 수사와 소추는 불가분의 관계다. 공소를 제기하기(소추)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한데 증거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수사다. 따라서 프랑스와 독일 등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수사와 소추권 전담 기관을 나누지 않았다. 이런 나라에서는 소추가 수사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을 고수해, 소추 기관인 검찰이 소추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고, 경찰을 지휘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근대화에 들어간 일본도 대륙법계 체제를 채택해, 검찰이 소추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고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에 패해 미 군정을 겪으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소추권을 모두 갖고 있지만, 경찰에도 독자적인 수사권을 주게 됐다. 대륙법계 원칙은 고수했지만 미 군정의 영향으로 영미법계 특징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1945년 이전까지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으므로, 한국의 사법체계는 일본과 똑같았다. 한국 역시 미 군정을 겪었고 6·25전쟁 후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또다시 미국의 강한 영향을 받게 되었지만, 한국은 검찰이 소추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고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대륙법계 특징을 굳세게 유지했다.

경찰 수사권 독립 주장은 이러한 현실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경찰은 검찰이 소추권과 수사권 모두를 장악하는 체제를, 소추권은 여전히 검찰이 장악하되 수사권은 검찰과 경찰이 공유하는 체제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경찰은 “일본은 물론이고 대륙법계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지금은 경찰에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만큼, 한국도 이러한 대세를 따라가자”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의 저변에는 한국 경찰은 수사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 대목에서 적잖은 국민들이 ‘과연 한국 경찰은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표시한다.

98년 대검찰청이 분석한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150여만 건에 이르는 범죄사건 중에서 경찰이 처리한 것은 무려 96.7%였다. 나머지 3.3%를 검찰과 국정원 등 기타 수사기관에서 처리했다. 경찰은 “이렇게 경찰이 절대 다수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데도, 관계 법률은 경찰에 수사권을 주지 않고 있다”며 “현실에 맞게끔 관계 법률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경찰은 경찰이 수사기관이 아닌 근거로 ‘검사는 … 수사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는 형사소송법(형소법) 195조를 거론한다. 이 조항의 문구대로라면 수사는 검사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사권은 검찰에만 있고 경찰에는 없다는 것이 경찰의 해석이다. 따라서 경찰은 195조를 ‘검사와 사법경찰은 … 수사하여야 한다’로 바꿔, 수사권을 검찰과 공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지난해 서울고검이 편찬한 ‘수사지휘론’이라는 책자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주장에 대응하는 검찰의 야심작이다. “경찰에는 수사권이 없다”는 경찰 주장에 대해 이 책자는 ‘피지휘자인 사법경찰관에게도 수사권이 부여돼 있다. 따라서 경찰도 독자적으로 의사를 결정해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 문장에서 ‘(사법경찰은) 다만 검사의 일반적 및 구체적 지시에 위배할 수 없다는 통제를 받고 있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사법경찰을 ‘피지휘자’로 규정하고,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시를 위배할 수 없다’고 한정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사의 지휘와 지시를 받아 수사한다는 것은 결국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렇기 때문에 검찰은 수사기관이고 경찰은 검찰 수사를 보조하는 수사 보조기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경찰 간부는 경찰은 수사권도 없으면서 수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며 수사 책임을 물으려면 수사 권한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검찰청이 아닌 경찰청으로부터 봉급을 받는 사법경찰을 노비 다루듯 부려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계 법률은 분명 검사에게 수사 지휘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수사가 잘못되면 책임은 언제나 수사 보조기관인 경찰에게 돌아왔다. 지휘권을 행사한 검사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지휘를 받아 움직인 경찰 수사간부의 옷만 벗겨온 것이다. 이러니 경찰에서는 검사는 언제나 상전이고, 경찰은 영원한 종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경찰이 검찰의 머슴이라면 새경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검찰은 새경을 준 적도 없다.”

경찰은 이처럼 경찰을 검찰의 노예로 만드는데 무려 20개의 법 조항이 이용되고 있다며, 이 조항들을 ‘노예 법규’로 명명했다. 이 노예 법규를 개정해, 실제 수사기관인 경찰에 수사권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우라는 것이 경찰 수사권 독립 주장의 요체이다.

경찰이 지적하는 첫째 노예법규로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준 형소법 195조가 거론된다. 둘째 노예 법규는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또는 수사 보조)를 한다’로 되어 있는 형소법 196조이다(편집자 주: 대부분의 법 조문은 길고 지루한 문장으로 돼 있어 이 기사에서는 알기 쉽게 축약해서 인용했다).

20개의 노예 법규 중에서 경찰은 ‘사법경찰이 직무집행에 관하여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검사장은 수사 중지를 명하고 임용권자에게 사법경찰의 교체 임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는 검찰청법 54조를 독소 조항으로 지목한다. 한 경찰 간부는 “검사는 사법경찰을 교체할 수 있는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절대 복종하지 않을 수 없다. 타 기관 소속원을 이렇게 지배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더 이상 검찰의 노예가 될 수 없다”는 경찰 주장에 대해 검찰은 매우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 서울고검이 만든 ‘수사지휘론’에서 검찰은 이러한 논리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 주장에 대응하라고 전국 검사들에게 지시한다.

“사법경찰은 법률지식이 부족하고, 금품을 받고 피의자를 봐주며, 고문 등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검사의 수사 지휘가 필요하다. 또 검사는 법관에 버금가는 ‘준(準)사법관’이기 때문에 국민의 인권 보장 차원에서 수사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

준사법관까지 거론하며 검사가 경찰의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경찰은 한 마디로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응수한다. 경찰은 검찰이 수사권과 소추권을 독점하기 때문에 오히려 금품 유혹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반박한다. 모 경찰서 조사과에 근무하는 한 고참 수사관은 이런 말을 했다.

“이종기 변호사의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 일어난 후 검찰은 변호사 사무장들의 경찰서 출입을 금지시켰다. 덕분에 경찰서 주변 다방은 ‘사건을 소개해 달라’고 전화를 거는 사무장들로 북적거렸다. 사무장들이 경찰서에 들어왔을 때는 경찰 업무를 봐가면서 말을 걸기 때문에 그렇게 귀찮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방에 앉아 전화를 걸어대니 일을 할 수가 없다.”

김태정 당시 법무부 장관 부인이 관련된 옷 사건이 터져 나왔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그 수습책의 일환으로 전국 공무원의 공직기강을 확립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대구시의 한 하위직 공무원은 “장관 부인들의 요란한 치맛바람 때문에 결국 불쌍한 말단 공무원들만 감기들게 됐다”고 넋두리했다.

조사과 수사관은 옷 사건으로 감기 들게 된 것이 하위직 공무원이듯 대전 법조 비리 사건으로 코피 터진 것은 오히려 경찰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왜 사무장들이 경찰서에서 피조사자들을 만나왔는가? 변호사를 사면 징역 3년을 살 것도 징역 1년밖에 살지 않고, 구속될 것도 불구속되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검사·판사가 아닌데도, 피조사자가 변호사를 사기만 하면 법원과 검찰의 처분 강도가 현저히 약해지는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피의자가 변호사를 사기만 하면 불구속되는 현실은 변호사와 검사 간의 유착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경찰서 주변에서는 피조사자와 사무장이 만나는 ‘시장’이 형성돼왔던 것이다. 경찰 수사관은 금품 유혹에 쉬 흔들리나, 검사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소리다”

검사는 깨끗하고 경찰은 부패했다는 관념에 대해 적잖은 경찰관이 불만을 토로했다. 한 고참 수사경찰은 왜 검찰 주변에 전관예우(前官禮遇)라는 말이 횡행하냐며 이렇게 말했다.

“일선에서 수사를 하다 보면 분명히 구속해야 할 피의자인데, 검사가 보강 수사를 하라고 재(再)지휘하는 경우가 있다. 검사의 재지휘가 두 번 이상 떨어지면 틀림없이 피조사자는 검사와 통하는 변호사를 샀다는 의미다. 이러한 재지휘에는 ‘변호사의 부탁이 있어 피조사자를 구속할 수 없다. 그러나 내 손으로는 불구속 결정을 하기 싫으니, 경찰에서 불구속 의견으로 송치해 달라’는 검사의 뜻이 숨어 있다. 검사가 제 하기 싫은 일을 경찰에 떠넘길 때 이용하는 것이 재지휘여서는 정말 곤란하다.”

경찰은 경찰 부조리와 검찰 부조리를 동시에 줄이기 위해서는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찰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는 경찰이 수사하고, 경찰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리는 검찰이 수사하는 식으로 경찰과 검찰이 서로 견제해야 한국 사회가 맑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청은 행정자치부 소속이고, 검찰청은 법무부에 속해 있다. 독립 기관이니만큼 두 기관 사이의 일은 대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비록 형소법 등에 검사는 사법 경찰을 지휘한다고 규정해 상명하복 관계가 설정됐더라도, 이 관계는 관계 법률에 따라 수사 분야로 한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예규로 경찰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한 법조 소식통의 말이다.

“과거 검찰의 수사 예규 중에는 검찰과 법무부 직원이 관련된 사건 수사는 검찰이 담당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 조항 때문에 경찰은 검찰 직원이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면 전부 검찰로 이첩했다. 검찰이 과연 한솥밥을 먹어온 식구의 비리를 까발릴 수 있겠는가. 이러다 보니 검찰 내부 비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 검사와 검찰은 깨끗하다는 허상이 생겨났다. 이 예규는 특혜 시비 때문에 사라졌지만, 이런 식으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수사 예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문제다.”

국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검찰의 수사 예규는 종종 특정 세력 보호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82년 제정된 ‘특정 형사사건 보고’라는 검찰의 수사 예규다. 이 예규는 청와대를 빙자한 사기·공갈 등 형사사건이나 청와대 직원이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건을 적발했을 경우 초동 단계에서 대검을 거쳐 청와대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경호실 관련 사건은 경호실장에게 보고하고, 상부보고를 하기 전에 언론에 보도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보안을 지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 실무 책자에는 긴급 보고시 이용할 수 있는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의 전화번호까지 실려 있다.

한 경찰 간부는 “이 예규는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에도 통용되기 때문에 경찰은 청와대 직원이 관련된 사건을 쉬쉬 하며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경찰이 검찰의 수사 예규까지 따라야 할 정도니, 검찰 상부 기관인 법무부가 정한 법무부령(令) 또한 꼼짝 없이 지켜야 한다. 행정자치부 산하 기관인 경찰청이 따라야 하는 법무부령에는 ‘사법경찰관리 집무(執務) 규칙’이 있다. 물론 이 규칙은 수사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으나, 일부 조항은 과연 수사에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경우가 ‘소요의 발생 기타의 사유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할 우려가 있을 때 사법경찰은 검찰에 정보보고를 한다’고 규정한 12조의 1이다. 소요와 사회 불안을 조성할 경우라고 토를 달기는 했지만, 이 항목대로라면 사법경찰은 검찰에 정보보고를 해야 한다. 이 규정을 뒤집어 해석하면 검사는 수사에 투입해야 할 사법경찰을 정보 수집에 동원할 수도 있는 것이 된다.

한술 더 뜨는 것은 이 규칙 12조의 2이다. 이 조항은 ‘정당·사회단체의 동향이 사회질서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사법경찰은 지체없이 관할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 보고한다’라고 되어 있다. 정당이나 사회단체의 동향 정보는 주로 정보과 소속 경찰관이 수집하는 ‘정치정보’에 가까운 것들이다. 그러나 이 규칙은 사법경찰도 이러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 103조는 ‘법관은 …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한다’며 ‘법관의 독립’ 조항을 설치하고 있고, 검찰은 검사를 이러한 법관에 준하는 준사법관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다. 지금은 정보과 소속 경찰관이 정치 정보를 수집해도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법관만큼이나 객관적이어야 할 검찰이 왜 정당과 사회단체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보고받아야 하는 것일까?

‘검찰의 정치 시녀화’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 풍미해온 고질(痼疾)이다. 권력자의 비리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도 야당에 대해서는 추상 같은 검찰의 행태는, ‘국민의 검찰이 아닌 권력의 검찰’이라는 논란을 낳아왔다. 이 대목에서 “자질이 떨어진다” “피의자로부터 금품을 받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찰이 오히려 검찰을 향해 자질과 도덕을 거론한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연구해온 한 경찰 간부는 검찰의 정치시녀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 12조 전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2조 전체를 삭제하는 것이 정치권의 풍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검찰의 현실과 법무부령이 행정자치부 소속인 경찰청을 통제하고 있는 모순을 한꺼번에 일소(一掃)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논의는 매우 집요하다. 경찰은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야 하는 논리를 펼치는 배경으로 검찰이 갖고 있는 소추권이 엄청난 권력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거론되는 것이 형소법 247조에 규정된 ‘기소편의주의’이다. 기소 편의주의는 피조사자의 범죄 사실이 명백한 데도 검사가 자기 재량으로 피조사자를 기소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 경찰관의 말이다.

“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씨는 본인도 자백했듯이 명백히 살인죄를 범했다. 그러나 소추권을 쥔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김씨를 처벌하지 않고 활용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기소편의주의를 행사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서울지검은 연정희씨의 ‘밍크 게이트 사건’을 조사하면서 기소 편의주의를 엉뚱하게 행사했다. 검찰이 밝힌 사실로만 봐서도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련자 전부를 기소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검찰은 이렇게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는가? 그러한 결정은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배워온 사법시험 합격자가 취할 행동이 아니다.”

그는 기소편의주의를 아전인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옷 사건은 특별검사가 이해 당사자가 아닌 경찰을 동원해 수사했어야 한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특별검사가 기소편의주의를 행사했으면 국민의 불만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추권을 쥔 검찰에 수사권까지 독점적으로 주고 있으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대광장 파출소 김모 순경이 인천지검의 모 검사를 고소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던 인천지검의 검사가, 김순경이 이 용의자를 숨겨준 것으로 오인하고 긴급체포한 데서 비롯되었다. 용의자가 검거돼 혐의를 벗은 김순경은 자신을 긴급체포한 검사를 불법체포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대검)은 이 검사를 기소하지 않았다.

한 경찰관은 “만약 경찰이 현역 검사를 범인 은닉범으로 오인해 긴급체포했다가 혐의가 없어 풀어주었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반대하는 검찰 논리를 살펴보면 경찰은 자질이 떨어져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똑똑한 검찰이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더 잘하고 검찰은 한심하게 수사하는 경우도 있다. 검찰은 이러한 자신들의 실수를 기소 편의주의로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사권 독립을 향한 경찰의 여망은 수사를 할 수 있는 구체적 도구를 달라는 것으로 발전한다. 수사의 기본은 범죄 용의자를 붙잡는 것이다. 현행범이 아닐 경우 경찰이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는 방법에는 긴급체포와 영장에 의한 체포 두 가지가 있다. 이중 긴급체포는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논외로 하고 영장에 의한 체포를 다루기로 한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헌법에 영장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영장 신청은 검사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사법경찰은 검사가 받아준 체포영장이 있어야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것이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란 결국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경찰이 검찰이나 법무부 직원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려면, 최소한 검사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절차는 생략되어야 한다. 사법경찰관이 직접 판사에게 체포영장과 같은 것을 청구할 수 있어야 경찰 수사 독립이 확보된다.

이를 위해 경찰은 검사가 신청하는 체포영장과 같은 기능을 하는 ‘체포장’을 사법경찰관이 법관에게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경찰 간부는 “체포영장과 같은 구실을 하는 체포장은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니 경찰이 직접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구속·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므로 지금처럼 검사만 신청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체포장제 도입은 검사에 의한 영장 신청을 규정한 헌법 12조 3항과 충돌한다. 헌법이 모든 영장은 검사가 신청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체포장제는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다. 현 정부 들어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가 불거지자 박상천(朴相千)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검찰측 인사들은 이 점을 거론해 “경찰의 수사권 독립 주장은 헌법에 배치된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주장은 개헌을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반격했다.

이러한 위헌 시비에 대해 경찰은 무척 답답해한다. 사법시험 합격자인 한 경찰 간부는 이런 지적을 했다.

“검찰은 헌법 기관이 아니다. 대통령과 국무회의·국회·법원·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 등은 헌법에 그 존재가 명시된 헌법기관이나, 경찰과 검찰은 경찰법과 검찰청법에 존립 근거를 두고 있는 법률 기관이다. 법률기관이 하는 일은 법률에 명시돼야 하는데, 한국은 특이하게도 법률기관인 검사가 하는 일이 헌법에 명시돼 있다. 형소법에 규정하면 될 영장 신청을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은 검찰에 대한 대단한 특혜다.”

1948년 제정된 제헌 헌법에는 검사에 의한 영장 신청 조항이 들어 있지 않았다. 이 조항이 헌법에 들어간 것은 5·16이 일어난 다음해인 1962년 실시된 5차 개헌 때였다. 이 경찰관은 “세계 주요 국가 중에서 헌법에 영장 신청을 거론한 데는 단 한 나라도 없다. 그런데도 한국의 헌법학자들은 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소추·재판·집행으로 이어지는 국가형벌권 중 마지막인 ‘집행’은 주로 법무부 교정국에서 담당한다. 교정국은 1만3000여명의 교정직 공무원과 병역 의무 수행 차원으로 와 있는 경비교도대원 50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제복을 입는 공무원 중에는 군과 경찰 다음으로 큰 조직이 교정국이다.

도하 언론은 지난 6월6일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광복 이후 최초로 교정직 출신의 이순길씨가 교정국장에 임명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순길(李淳吉)씨 이전까지 교정국장에는 전부 검사가 임명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마지막 국가 형벌권인 집행 분야에서도 검사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시절에는 서울시경 국장에 현역 검사를 임명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검찰이 수사·소추·집행의 3대 권한을 장악하던 체제에서 이 셋을 경찰과 검찰 교정직이 나눠 갖는 체제로 사회가 발전해감을 보여준다. 한 경찰관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찰은 수사를 전담하고, 검찰은 그 수사를 스크린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며, 법원은 그 기소 내용을 검토해 벌을 내리고, 교정직은 그 벌을 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추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증거 수집이라는 수사 행위가 필요하므로, 이때는 검찰이 경찰을 지휘해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경찰은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이 공유하자고 주장하는데 검찰은 이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며 그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한 경찰관은 지금 검찰은 경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경찰화하는 증거로 검찰의 수사 보조인력이 늘어나는 사실을 거론한다. 검찰 수사 보조인력은 한마디로 설명하면 ‘검찰청에 소속된 사법경찰’이다. 이 경찰관의 말이다.

“검찰은 형소법과 검찰청법 등에 따라 사법경찰을 불러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는데도, 90년 3000명 수준이던 검찰의 수사 보조인력을 98년 4300여명으로 늘렸다. 현재 경찰 전체의 수사 인력이 1만4867명이니 검찰의 수사 보조인력은 경찰 수사 인력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것은 검찰의 경찰화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는 검찰의 경찰화 현상은 수사권을 장악해 검찰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경찰 주장에 대해 검찰이 발행한 ‘수사지휘론’은 조금 다른 논조로 다음과 같이 경찰을 비판한다.

‘223개 경찰서와 3404개 파출소 덕분에 경찰은 가장 조밀한 정보망을 갖고 있다. 9만여 명의 정규직 경찰관과 8000여명의 보조인력 등 10만여 명으로 구성된 매머드 조직이고, 여기에 5만7000여 명의 전·의경 병력이 더해진다. 가장 조밀한 정보 수집망과 실병력까지 갖춘 조직에 검찰과 대등한 수사권까지 준다면, 한국 사회는 경찰 파쇼 국가가 될 것이다.’

경찰의 ‘검찰의 경찰화’ 주장과 검찰의 ‘경찰 파쇼 국가’ 주장은 극과 극이다. 그러나 두 주장 모두 경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한 경찰 간부는 두 기관이 경찰이란 단어를 들어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결국 두 기관이 경찰권 장악 다툼을 벌이고 있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정직까지도 내놓을 줄 아는 검찰이 왜 경찰권에 집착하는가. 경찰은 경찰답고, 검찰은 검찰다워야 건전한 사회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일본 경찰과 공조 수사를 하던 중에 일본에서 온 경찰관들과 수사권을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이 검사는 “독자적인 수사권을 가진 일본 경찰이 검사 지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호칭도 깍듯이 검사님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참 경찰관은 일본 검사들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어려운 사건을 도맡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검찰은 검찰 일반직원 중에 오래 근무한 사람을 부(副)검사로 채용해 단순 폭행이나 단순 절도·교통사고 등 쉬운 사건에 대한 공소 제기를 맡기고 있다. 대신 검사는 복잡한 사건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담당한다. 그러다 보니 검사들이 사회정의를 위해 고생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일본 경찰은 검사 지휘를 깍듯이 따르는 전통이 생겼다.”

모 고검 검사는 한국 검찰이 부검사제를 도입하지 않는 데는 검사 이기주의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다.

“부검사 제도가 도입되면 쉬운 사건은 부검사에게 넘겨야 하는데 부검사들에게 넘겨줘야 할 사건이 사실 검사로서는 위세를 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불구속 등으로 봐주고 생색을 낼 수 있는 사건은 부검사에게 넘기고 몇 달 동안 매달려도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사건만 검사에게 돌아올 것 같으니 일이 많다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한국 검찰은 부검사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검사는 결국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검찰권이 확립되는데 오히려 검찰이 경찰화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지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 고급 간부의 말이다.

“검찰은 다락같이 높은 ‘사헌부’이고 경찰은 국민과 호흡하는 ‘형방’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엘리트가 가는 곳이 사헌부라면 경찰은 국민과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가는 자리이다. 국가 발전 초기 단계라면 엘리트를 한곳에 모아 활용하는 것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어느 정도 성숙된 사회라면 국민 전체 수준을 끌어올려야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 경찰의 자질이 떨어진다며 계속 방치해 두는 것은 국민 수준을 끌어올리지 않고 방기해두는 것과 같다.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경찰의 자질을 높이려면 경찰에 권한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워주어야 한다. 일본 경찰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돼왔다. 전원 엘리트로 구성된 검찰은 명예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검찰도 살고 경찰도 살 수 있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둘러싸고 벌어진 검·경 갈등을 두 기관 사이의 밥그릇 다툼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두 기관 사이의 갈등은 국민 기본권과 관련된 사안이다. 어느 체제로 가는 것이 사악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엄격히 대처하고 선량한 국민들의 인권은 보호하는 길인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검·경 갈등은 결국 국민 피해로 귀착될 것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