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지만,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경찰관이 취객을 상대로 한 이른바 「부축빼기」절도범을 단속하기 위하여, 공원 인도에 쓰러져 있는 취객 근처에서 감시하고 있다가, 마침 피고인이 나타나 취객을 부축하여 10m 정도를 끌고 가 지갑을 뒤지자 현장에서 체포하여 기소한 경우,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가 아니라고 한 사례.

<대판 2007. 5. 31 선고 2007도 1903판결(절도)>

〔고려할 과제〕

  위 피해가 노상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한 경찰관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라 보건의료기관 또는 공공구호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거나 경찰관서에 보호하는 등의 적정한 보호조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오히려 그러한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하여 범죄수사에 나아간 것은 부적절한 직무집행이다 라는 비난소지와 나아가,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을 가장 우선적인 사명으로 삼고 있는바(경찰법 제3조 참조), 범죄 수사의 필요성을 이유로 일반 국민인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면서까지 수사에 나아가는 것은 적법한 경찰권의 행사라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라는 문제 소지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범죄 수사를 할 때에는 피해자의 상태 등 신중하게 판단하여 수사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