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이후 국가 사법서비스 개혁 실종

     - 국민편익 가로 막는 열악한 경찰의
       수사현실 이대로 둘 것인가 ? -

 경찰수사권 조정 논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부터 제기되어 60년을 넘게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고, 특히 지난 98년 국민의 정부, 03년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공론화 및 입법추진과정까지 가는 등 활기를 띠기도 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대선 후보시절 정책방향으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현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나 정부, 정치권 어디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잇따른 검찰총장 후보자의 도덕성  등에서 보듯이, 단순히 경찰의 자질만을 문제 삼아 수사권을 줄 수 없다는 주장은 이제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본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라도 경찰수사권 조정에 관한 논의 및 법개정이 이루어져 국민의 편익도모와 사법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찰에게도 책임에 걸맞는 권한을 부여해 줌으로서 15만 경찰의 사기증진과 국민의 공복으로서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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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어떻게 추진되어 왔나?

 ○ 해방기부터 참여정부 이전까지(45 - 02)

   경찰수사권 조정문제는 해방당시 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지난 48년 8월 제정 공포된 검찰청법에 의해 범죄수사에 관해 사법경찰관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이 검사의 직무 및 권한에 포함되게 된 것을 시작으로, 54년 형소법 제정 당시 수사와 소추를 분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혼란한 현실여건 등을 고려해 미래의 과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또한 지난 1960년 6월 허정 과도정부에서 경찰행정개혁심의위를 구성해 경찰에 1차적 수사권을 부여할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건의한 바 있고, 민의원 내무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도 경찰수사권 독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다.

  지난 1989년 3월에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국회에 경찰의 정치적 중립문제와 함께 수사권 독립문제를 새 헌법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면서 검·경간에 첨예한 논쟁이 있었지만 당시 신현확 국무총리가 검경간의 마찰로 인정, 이를 금지함으로서 유야무야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黨(민주자유당, 민주당)과 경우회 등 여러 관련단체에서 조정방안 연구 및 제시가 있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지난 97년 11월 제 15대 대선에서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에서 경찰 수사의 독자성 확보를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서 재논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 99년에는 김광식 경찰청장이 대통령께 자치경찰제와 수사권 현실화를 건의함으로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법무부와 협의 및 당정협의로 공론화까지 되었으나 검·경갈등의 심화로 청와대가 다시 논쟁중지를 지시함에 따라 일단락 되고 말았다.

  ○ 참여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이전까지(03 -07)

   이 시기는 경찰 수사권 조정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 및 입법화 추진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경찰에 절도, 폭력, 교통사고 등 민생치안 범죄에 대한 독자적 수사권 부여"를 공약사항으로 내걸었고, 취임이후인 03년 6월에도 전국 경찰지휘관 오찬장에서 수사권 문제에 대해서 법부부, 검찰과 협의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때 가서 대책을 세우고 조치할 뜻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04년 9월 검경 수사권 조정협의체가 구성되었고, 총 37개 의제를 협의하였으나 본질적 문제인 형소법 제 195조, 196조 개정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동년 12월 검·경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05년 1월 취임한 허준영 청장은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한 강한 소신을 보임으로서 경찰 안밖의 활발한 의견제시와 더불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15차례의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를 통해 민생범죄 등 경찰수사 자율성 보장, 고소·고발사건 처리 혁신 방안, 기타 검·경간 업무의 합리적 개선, 수사권 조정의 핵심 쟁점 사항 등에 대한 26개의 안건을 논의하는 한편 동년 4월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국민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핵심의제인 경찰의 수사주체성 인정, 검·경간 상호 협력관계 설정과 관련된 제 195조 및 196조 개정에 대해서는 의견조율을 보지 못함으로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05년 6월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과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이 각각 경찰수사주체성 인정과 검·경 상호협력관계를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까지 되었으나 회기종료와 더불어 결실을 보지 못했고, 동년 12월 여당인 열린우리당 수사권 조정 정책기획단에서 발표한 조정안 역시 총리의 교체 등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말았다.

  ○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08 - )

   한국정책학회가 제 17대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각 후보자별 대선정책평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인정에 대해 실용적 관점에서의 점진적 조정을 내세웠는데, 5대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기존 검찰의 수사권을 유지하고, 그외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순, 경미범죄나 일정형벌 이하 범죄에 대해서만 경찰에 독립적 수사권을 부여, 운영해 본 뒤  성과를 평가해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인수위 시절에는 임기 초반에 검·경이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임으로서, 현 정부의 100대 주요 국정과제에서도 제외되고 말았다.

   한편 08년 4월 제 15대 경찰청장에 내정된 어청수 후보는 청문회 석상에서 수사권 조정은 국민편익증진, 인권신장, 수사효율성 강화, 견제와 균형 차원이라면서 향후 지속적인 추진의지를 표명했지만, 취임이후 당시 혼란했던 시국치안에 치중하다 중도하차하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기관에 독점된 형사사법권,

수사와 기소로 분리하는 구조로 가야 !

   경찰이 주장하는 수사권 조정 방향은 형사사법권이 한 기관에 독점된 구조의 개선 차원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영미식 수사구조를 지향하되,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먼저 일본식의 절충형 수사권 분점구조를 도입하여 수사와 기소분리의 연착륙을 유도하자는 것으로 볼수 있다.

   즉, 수사개시부터 송치까지는 본래적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이 책임수사하고, 검찰은 송치이후부터 보완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과 기소권으로 경찰수사를 객관적, 중립적 입장에서 철저히 통제하자는 것으로 이는 경찰이 전체 형사사건의 98%를 수사하는 현실에 부합하게 책임과 권한이 상응하도록 법제화 하는 필요 최소한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경찰 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당차원의 뚜렷한 움직임은 없으나, 이인기 의원이 이전 형소법 개정안을 더 보완한 새로운 案의 입법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혹은 검찰청과 경찰청간의 간담회를 통한 의견조율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6월 3일 최고위원회를 개최, 검찰개혁 과제에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포함시키는 한편 국회에 검찰개혁을 위한 검찰제도개혁 특위 구성을 제안, 고위공직자 수사는 공수처에서, 기타는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권을 행사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 제정 및 형사소송법 개정 등을 제시해 왔으나 최근 각종 이슈에 밀려 적극 추진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정기국회에서 경찰수사권 조정을 위한

                     深度있는 論議 기대

  수사권 조정은 기관간 권한 다툼이 아니라 형사사법절차에서 기관간 역할과 책임에 따른 권한의 합리적 배분을 통해 견제와 균형, 상호협력의 민주원리를 실현하여 인권과 국민편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현 수사구조의 문제점은 수사권과 기소권, 나아가 영장청구권 및 형집행권까지 검찰이 독점하고 있어 인권침해적 속성이 강한 수사작용에 견제와 균형의 민주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데 그 본질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호독립 존중의 관계에 있어야 할 국가기관간에 상명하복의 관계를 설정함으로서 민주적 정부구성 원리에 위배될 뿐만아니라 현실적으로 범죄수사의 98%를 경찰에서 수행하고 있음에도 경찰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아 법과 현실의 괴리로 법치주의 근간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이에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경찰은 수사주체로서 수사권을 행사하고, 검찰은 기소의 주체로서 기소권을 가지고 수사권을 견제함으로서 형사사법절차상 수사기관과 기소기관간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수사구조가 민주적으로 전환되면 경찰은 수사주체로서 책임감 있는 수사를 하고, 검찰은 객관적 입방에서 철서히 사후심사를 하게 되므로 수사의 공정성,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활발한 논의들이 있고, 또한 그것이 입법화 됨으로서 수사의 효율성 제고와 국민을 위한 사법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기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